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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월드컵 관전평 -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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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조, 러시아 0 - 1 벨기에
(오리지 1골)

러시아와 우리나라 경기 만큼이나 참 지루한 경기였다.

선수비 후역습의 러시아를 상대로 벨기에는 경기 내내 아무 것도 하지 못했고
러시아 역시 날카로운 역습 따위는 거의 보여주지 못하며 서로 우울한 경기를 진행.

하지만 후반 종료 10분 전 정도부터 벨기에가 기세를 잡아나갔고 결국 아자르가 우측을 허물며 패스,
교체로 들어온 오리지가 골을 넣으며 경기를 결정지었다.

러시아는 전반 막판에 코코린이 날려먹은 결정적인 찬스가 정말 아쉬웠을 것.
벨기에는 여전히 팀으로서는 형편없어 보인다.



민폐만 끼치던 벤테케 대신 교체로 들어온 오리지가 결승골을 기록.



러시아는 선수들 경험 문제도 그렇지만 현지 적응에 완전히 실패한 모습.

벨기에는 어쨌든 2승으로 16강 진출 확정. 과연 우리를 상대로 살살 해줄까?
굳이 그러지 않더라도 현재 보여주는 경기력이라면 우리나라식 늪축구로도 충분히 해볼만 해 보인다.
...라고 생각을 잠깐 했더랬다.





H조, 한국 2 - 4 알제리
(슬리마니 1골, 할리시 1골, 자부 1골, 손흥민 1골, 브라히미 1골, 구자철 1골)

벨기에가 러시아를 이기니, 마치 우리가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마냥 설레발을 칠 때 부터 느낌이 구렸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의 으리호는 대참사를 맞고 마는데.


벨기에전에서 기존에 해오던 전술을 버리고 수비 위주로 경기를 운영했던 알제리는 주전 멤버를 대폭 교체하며 등장.
누가 알제리를 1승 상대라고 했던가.

전반 시작부터 우리 미들진과 수비진을 압살하더니 계속 몰아붙이던 알제리.
결국 전반 중반쯤 슬리마니가 선제골을 넣었고 이후 2분 만에 코너킥을 통해 할리시가 추가골 성공.

우리 수비는 완전히 얼어서 아무 것도 하지 못했고 다시 자부에게 3번째 골을 허용하며 사실상 패배를 확정지었다.
애초에 공격 전술이 없는 팀이 역습은 개뿔, 슛팅 하나 기록하지 못하는 굴욕을 맛보며 전반을 마쳤다.


2번째 코너킥 실점 시에 멍하니 서있던 장면 빼고는 전반 내내 전혀 보이지 않던 토템박.
오늘은 1따봉 대신 1미안하다를 기록.



영혼까지 털리던 처절한 경기력이라니,
정말 가패삼기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던 전반전이었다.
(가패삼기 : 가둬놓고 패다보면 삼대영은 기본)


어려운 트래핑을 성공하며 선제골을 넣은 슬리마니.



롸커룸에서 줄빠따라도 맞고 왔는지 후반전 시작부터 공격에 대한 투지를 불태우던 대표팀.
결국 후반 5분만에 기묵직이 길게 차준 롱패스를 다소 운좋게 등으로 받아낸 손흥민이 매우 침착하게 수비를 따돌리며 득점에 성공.
그 후 약 3분여만에 기가막힌 찬스를 또 맞았지만 구자철이 헤더를 실패하며 아쉬움을 삼키게 했다.

이후에도 계속 공세를 이어가면서 일찌감치 힐러를 빼고 김신욱을 투입하며 추격의 의지를 보인 대표팀.
자신감이 살았는지 위협적인 찬스를 계속 만들어갔지만 결국 성과를 얻진 못했다.

그러다가 미들진부터 시작한 페굴리와 브라히미의 개인전술을 앞세운 2:1 패스에 농락당하며 순식간에 실점.
미드필더부터 시작, 중앙 센터백들은 완전히 정신줄을 놓은 모양새다.


홀로 종횡무진 활약해준 손흥민.



이후 이근호를 투입, 결국 김신욱&이근호 울산 콤비가 드디어 위력을 발휘했다.
상대 골문 앞에서 김신욱이 롱패스를 받아 머리로 떨궈 놓은 볼이 손흥민을 거쳐 이근호에게, 다시 이근호가 구자철에게 연결하며 추격골 성공.

소강상태로 접어드는 후반 중반을 반전하기 위해 한국영을 빼고 지동원을 투입하며 마지막 승부수를 건 홍명보.
하지만 별다른 찬스를 잡지 못하고 그대로 끝.

김신욱을 타워로 세운 뻥축구가 예상대로 힘을 발휘했지만, 너무 늦었다.



3차전에선 김신욱-이범영 선발 투입을 보고 싶다.
이들이 아무리 못하더라도 밥줘-정성룡보단 날 것이다.



수비진의 미숙함으로 일찌감치 승기를 내준 경기였다. 공격이야 말할 것도 없고.
알제리는 벨기에전에서도 장신의 펠라이니 투입 이후 급격히 무너졌는데, 어째서 김신욱&이근호 콤비를 초반부터 적극 활용할 생각을 안했는지 의문이다.
기도 밖에 못하는 주멘이나 어느 순간부터 무장점 선수로 변한 이청용이나 구자철로는 아무 것도 못하지 않았던가.

수비의 문제도 수비수의 능력을 탓하기 전에, 전술 문제를 먼저 지적해야 할 것이 아닌가 싶다.
수비기여를 전혀 하지 않는 기성용을 쓰려면 홀로 똥 치우고 다니느라 고군분투하는 한국영 한명으로는 택도 없지 않은가.
한국영이 무슨 전성기 마켈레레도 아니고 말이지.

당연하겠지만 기성용을 중심으로 쓰려면 모나코박을 애초에 쓰지 말고
수비적인 미드필더나 박스투박스 인원을 한명 더 기용하는 것이 훨씬 더 좋았으리라.
MMORPG 레이드로 생각해 보면, 상대 공격을 막으며 싸워야 하는 자리에 딜탱 대신 힐러를 쓰는 셈.

애초에 피치 위에서는 힐러가 필요없다.
왜 우리는 10명이서 축구를 해야하는 핸디캡을 스스로 갖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


현재 대표팀 전술 상, 기성용은 키플레이어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약점이기도 하다.
마치 이탈리아의 피를로 처럼 양날의 검 같은 존재인데, 문제는 상대보단 우리쪽에 더 치명상을 입힌다는 것.
수비 문제도 그렇고 템포 끊어먹는 문제도 그렇고. 설마 패스성공률 관리하나?


 

알제리는 후반 중반부터 체력이 떨어지며 수세적으로 나섰지만, 역시 선수 개개인의 능력이 탁월했다.
수비진이 약해 보이긴 하지만, 화끈한 공격 축구의 색깔을 뚜렷히 보여주며 16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되었다.



그래도 주멘이 벤치에서 열심히 기도한 덕분에 추격골을 넣을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우리가 16강에 올라갈 경우를 따져보면, (골득실-다득점-승자승 순서라고 가정해 볼때)

러시아가 알제리를 한골 차이로 이길 경우, 우리가 벨기에를 두골 차이로 이기고 다득점으로 가면 될 것 같다.
러시아가 알제리를 두골 차이 이상으로 이길 경우, 우리도 그에 맞춰 벨기에를 세골 차이 이상으로 이기면 되겠다.
러시아와 알제리가 0-0으로 비긴다면, 우리가 벨기에를 세골 차이로 이기면 되겠다.
러시아와 알제리가 1-1 이상으로 비긴다면, 우리는 벨기에를 네골 차이 이상으로 이기면 되겠다.
알제리가 러시아를 이긴다면, 각자 자비로 관광이나 하다 오면 되겠다.


이래저래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일본이나 이란을 비웃을 때가 아니었다.






G조, 미국 2 - 1 포르투갈
(나니 1골, 존스 1골, 뎀프시 1골, 바렐라 1골)

전반 초반에 미국 수비수의 치명적인 실책이 나오며 망나니가 선취골을 기록.
이후 경기는 두팀이 공방을 주고받으며 상당히 치열하게 전개되었다.

시간이 갈수록 미국이 경기 주도권을 쥐고 찬스를 계속 만들어나갔지만, 결국 골로 연결하지는 못했고
오히려 전반 막판에 포르투갈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주게 되었다. 그래도 다행히 하워드 골키퍼의 선방으로 위기를 모면.


전반 일찌감치 상대의 실책 덕분에 앞서나가기 시작한 포르투갈.
하지만 전반적인 경기력은 형편 없었다.






후반 들어서도 포르투갈을 압도한 미국. 계속 주도권을 잡아나갔지만 한끗 차이로 골을 넣지는 못했던 가운데,
드디어 후반 중반 경에 저메인 존스의 엄청난 중거리슛이 터지며 동점에 성공.

이후에도 계속 몰아붙이던 미국은 결국 존스의 크로스를 뎀프시가 배로 받아넣으며 역전에 성공.
결국 모든 면에서 포르투갈을 압도한 미국이 승리를 거두게 되었다.



결국 뎀프시가 배 슛을 성공시키며 역전.


라고 글을 다 썼는데,
종료 직전 호날두의 크로스를 바렐라가 골로 연결하며 극적인 동점을 연출.



미국은 다 이긴 경기라 생각했지만, 막판 30초를 버티지 못하고 동점을 허용.
마지막 경기가 독일이지만 득실 차이에서 유리하기 때문에 비록 지더라도 16강에 올라갈 확률이 높다..

포르투갈은 2패로 탈락 확정 직전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다.. 라기 보다는 가나를 살려줬다라는 표현이 더 맞는 것 같다.
포르투갈이 올라가기 위해서는 가나를 무조건 크게 이기고
독일이 미국에게 대승을 거두어 주길 기도하는 수 밖엔 없어 보인다.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하고 짐을 싸게 된 호날두...
가 될 뻔 했는데, 마지막 동점골 어시스트를 하며 체면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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